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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컬럼 > “정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마감을 앞둔 <주류저널> 편집부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주류 브랜드를 홍보하는 PR회사
너머로 들리던 그의 깊은 한숨은 전화를 끊고 나서도 한동안 귓가에 머물렀다.
급의 팀을 이끌어온 그가 요즘처럼 속상한 때가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회사는
일본산 주류 브랜드의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판매 순위 TOP 10에 항상 언급되던
브랜드를 포함해 총3개의 주류 브랜드를 맡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모두 일본 브랜드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던 그의 깊은 한숨은 전화를 끊고 나서도 한동안 귓가에 머물렀다.​

온 국민이 똘똘 뭉쳐 ‘NO아베’를 외치고 있다.
일본 제품은 사지도, 일본 여행은 가지도 않겠다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한편으론 전 국민의
‘무조건 일본산 불매’가 모두에게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는 걸까 생각해 볼 일이다. 뜻하지 않은
역풍의 직격탄을 맞게 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외식업, 특히 주류를 판매하는 업에
몸담고 있는 자영업자들이다.
“헐? 여긴 아직도 일본 맥주를 파네요?”
<주류저널> 편집부가 자주 들르는 밥집 겸 술집에 갔다가 사장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한 손님이 메뉴판과 술 냉장고를 보더니 딱 저렇게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그 뒤로 사장님은 손님들
눈치가 보여 일본 맥주를 안 보이는 곳으로 치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멀쩡히 잘 팔고 있던
아사히, 산토리, 삿포로 제품들이 하루아침에 재고로 쌓이는 것을 보며 ‘마음과 머리가 따로 노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한다는 한탄도 했다. 마음으로는 일본 보이콧을 응원하지만, 생계가 달린
일이므로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강제성을 띈 ‘일본 보이콧 동참 요구’가 과연
적절한 일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재고로 쌓인 제품들, 반품을 받아주나요?”
자발적으로 일본산 주류를 아예 팔지 않거나, 손님이 찾지 않으니 더 이상 추가 주문을 하지 않는
가게가 늘면서 <주류저널> 회원사에도 문의가 쏟아졌다고 한다. 재고가 쌓이고 있는데,
반품을 받아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모두가 어려운 때, 이렇게 엉뚱한 방향에서 날아온 돌은
또 다시 우리 회원사와 사장님들의 가슴에 피멍을 남길 생각인가 보다.
어느덧 9월, 선선한 바람과 하늘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느끼며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겠다.
이 좋은 날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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