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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AGE > 강원도 속초

몸과 마음을 채우는 여름휴가

산해진미로 배를 채우고, 휴식으로 마음을 채울 수 있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휴가가 아닐까? 속초는 우리가 상상해 온 여름 휴가의 즐거움을 모두 안겨준다. 올여름 에메랄드 빛 바다와 짙푸른 숲, 미각의 행복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속초로 떠나보자. 에디터 여경미 포토그래퍼 임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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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인다’는 말이 있다. 인생도 온 몸에 힘을 잔 뜩 주면 뜻대로 되지 않는다. 가끔은 힘을 빼고 크게 숨을 고 를 필요가 있다. 현재의 나를 재정비할 수 있도록 가두었던 것 들을 내려놓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내게 말을 걸어보자. 비 록 혼자지만 온 세계와 조우할 수 있는 시간, 그것이 바로 여행 이다.  산세가 아름다운 사찰에서의 탬플스테이는 그런 여행의 백미 다. 동해안에는 유난히 탬플스테이로 유명한 사찰이 많다. 대 표적인 곳이 신흥사다. 신흥사는 설악산 첩첩산중에 있다. 울 산바위, 비선대 등의 명소가 주위에 즐비한 신흥사는 신라 진 덕여왕 6년(652)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예전에는 신 흥사가 아닌, 향성사라고 불리기도 했으나 여러 번 소실되었 다가 조선 인조 22년(1644)에 다시 중건하면서 지금의 이름으 로 갖게 됐다. 신흥사의 일주문을 지나면 높이 14.6m에 해당하는 대형 석 가모니불이 보인다. 이 불상은 민족통일을 기원하며 조성한 것으로 신흥사 통일대불이라 불린다. 이 불상은 1987년부터 짓기 시작해 10년 동안 건립됐다. 총 108t의 청동이 사용됐을 만큼, 그 크기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석가모니불 측면으로 보 이는 울산바위가 어우러져 그 풍광은 가히 장관이다. 불상 뒤쪽 에 있는 입구를 통하면 내법원당이라는 불상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신흥사 탬플스테이는 사찰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휴식형 탬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휴식형 탬플스테이 는 세 번의 예불과 공양시간 이외에 모든 시간이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또한 하루 2~4시간 정도를 산사에서 머물며 불교문 화를 알아가는 탬플라이프도 체험할 수 있다. 

 

나를 내려놓고 산수와 하나되는 기회, 탬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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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서 25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양양 낙산사가 얼굴을 내민다. 동해바다가 한눈 에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풍광은 낙산사의 자랑거리다. 해안 절벽에 자리 잡은 낙산사 는 금강산, 설악산과 함께 관동 3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낙산사로 많이 향하는 이유는 134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관세음보살의 진 신사리가 모셔져 있기 때문.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에 의해 671년에 창건된 낙산사는 그의 명성에 걸맞게 여러 보물들을 소장하고 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보물 제 1723호 공중사리탑을 비롯해 보물 제1362호 건칠관음보살좌상, 보물 제499호 칠층 석탑, 해수관음상, 천수관음상 등은 낙산사의 주요 볼거리다. 2005년 양양군 일대 대 형 산불로 낙산사의 많은 전각이 소실됐으나 재건을 통해 다시 천년 고찰의 면모를 갖췄다.  최근 낙산사가 주목받고 있는 데는 탬플스테이도 한몫했다. 낙산사에는 ‘꿈·길 따라 서’란 주제로 휴식형 탬플스테이가 마련돼 있는데, 평일에도 낙산사를 찾는 이들로 북적일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낙산사의 휴식형 탬플스테이는 1박2일 동안 예 불, 108배, 108염주 꿰기, 스님과의 차담 등 준비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나를 찾아 보는 시간이다. 또 동해바다를 보며 자율적으로 해맞이, 독서, 기도 등을 통해 자아성찰을 할 수 있다. 탬플스테이가 주는 교훈은 ‘익숙함에서 벗어나라’는 것이 다. 탬플스테이를 통해 족쇄와 같은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나를 옭아매던 모든 연결고리의 차단하며 묵언과 절제된 행 동을 배워나간다. 탬플스테이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진정 한 휴식과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속초는 1박2일 동안 여행하기 딱 좋은 도시다. 그리 크지 않 아 짧은 시간에도 여행 루트만 잘 짠다면 내가 가고 싶은 곳 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우선 여행을 떠나기 전, 속초의 지도를 펴고 어떤 여행을 할지 구상해보자. 속초가 가진 매 력은 충분히 느끼려면 해변을 따라 설악해맞이공원에서부 터 장사항까지 일주를 하거나 맛집 투어가 제격이다. 일주 투어는 대포항과 양양, 설악산으로 길이 갈리는 7번 국도가 시작점이다. 7번 국도를 타고 고성을 향해 달리다보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곳이 설악해맞이공원이다. 보통 동해안 바닷 가는 대부분 해안절벽이 아니면 모래사장이지만 설악해맞 이공원의 해변은 자갈과 돌로 이뤄져 동해바다의 색다른 매 력을 전해준다. 

 

잔잔하지만 웅대한 속초의 숨겨진 비경들
7번 국도를 따라 다시 대포항으로 향해보자. 과거 대포항은 남쪽에서 속초로 들어오는 관문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 나라 지도에 속초가 표기되지 않았던 시절에도 부산항, 묵 호항, 원산항 등과 함께 대포항이 항구표시가 되어 있을 정 도. 이후 대포항은 포구의 역할보다는 관광지로서 주목받았 다.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타면서 광어, 넙치, 방어 등 신 선한 생선회를 즐기고 싶은 이들이 몰려들어 속초를 대표하 는 횟집단지가 됐다. 손님 한 명이 지나갈 때마다 팔딱팔딱 뛰는 횟감을 빨간 대야에 담아 흥정하는 호객꾼들로 시끌 벅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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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속초 8경’의 하나인 외옹치항이 있다. 외옹치항은 대포항의 인기에 밀려 외지인들의 발길은 뜸하지만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값싸 고 싱싱한 횟감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소문나 있다.  속초에는 아바이마을이란 실향민들의 터전이 있다. 아바이 는 평안남도와 함경남도 일대에서 아버지나 할아버지를 부 를 때 쓰는 방언이다. 1.4 후퇴 때 국군을 따라 고향을 떠난 피난민들이 38선을 넘어 이곳에서 전쟁이 끝나길 기다렸지 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함경도로 가는 가장 가 까운 길목에 터를 잡았다. 이 마을이 아바이마을이다. KBS 2TV의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널리 알려졌다. 아바이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는 바로 추억의 명물로 자리잡은 갯배다. 500원만 내면 갯배를 타고 아 바이마을에서 속초관광수산시장까지 50m 정도의 바닷길을 건널 수 있다. 다시 해안가를 따라 고성 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영금정이란 표시가 보인다. 영금정은 동명항 항구 입구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의 파도 소리는 유난히 절묘하게 들린다. 파 도가 돌산을 부딪치며 ‘철썩철썩’ 내는 소리가 거문고 가락과 같다고 해서 영금정이 란 이름이 붙었을 정도다. 속초 시내와 바다를 한꺼번에 조망하고 싶다면 속초등대전 망대에 올라보자. 전망대에 오르면 그동안 쌓였던 마음의 체증이 모두 씻겨 내려가 는 듯 홀가분해진다.  속초의 마지막 여행코스는 범바위와 영랑호다. 영랑호는 둘레 8㎞, 넓이 36만 평의 거대한 자연호수다. 하지만 그저 평범한 호수 공원이라 생각하면 오산. 영랑호가 가 장 잘 보이는 곳에 올라 석양이 지는 호수를 바라보면 자연의 장대함에 입이 딱 벌어 진다. 범이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범바위는 영랑호의 위엄을 더욱 돋보이게 한 다. 영랑호와 범바위는 예나 지금이나 그 신비함을 뽑낸다. 삼국유사의 기록에 따르 면 신라 화랑 영랑은 동료 술랑, 안상, 남석 등과 금강산 수련 후 귀향길에 이곳에 매료 되어 화랑의 순례도장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 이 그 풍광과 매력에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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