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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푸는 술 이야기, 박종권 > 마시지 말고 모으세요! 이제는 ‘위(스키)테크’ 시대

전 세계 슈퍼리치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희귀 위스키 투자의 문턱이 낮아졌다. 어느 정도 관심과 여유만 있다면 누구나 위스키 투자를 취미처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투자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위스키 경매시장을 소개한다.
글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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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폭탄주’ 문화의 대명사였던 위스키가 다시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 다. 과거처럼 ‘진탕’ 마시는 유흥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가격이 제법 나가는 싱글 몰트 위스키 한 잔을 음미하며 오롯이 여가를 즐기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주52 시간 근무제 확대에 따라 단체로 즐기는 음주 대신 여가시간을 활용한 취미가 다양해진 탓이다. 여기에다 작은 사치로 행복을 느끼는 ‘소확행’ 트렌드가 덧붙 여졌다.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한때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던 칵테일 바에 는 최근 들어 여러 종류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다양하게 즐기는 글래스 오더 (glass order·잔술 판매)가 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위스키의 인기는 단지 마시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특이한 위스키 를 소장하는 컬렉터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주류 중에는 와인을 중심으로 형성 됐던 컬렉터 문화가 위스키 시장으로 저변이 확대됐다. 컬렉터가 늘면서 희귀 위 스키를 이용한 재테크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에 달하 는 초고가 위스키뿐만 아니라 수십만원대까지 다양해지면서 ‘위스키 재테크’의 대중화에도 불이 붙었다. 위스키에 대한 대중적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최근의 사례가 바로 이른바 ‘왕좌 의 게임 에디션’ 품절 사태. 지난 4월 30일에 문을 연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개점 기념으로 왕좌의 게임 싱글몰트 7종 컬렉션을 출시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수입 한 왕좌의 게임 싱글몰트 세트가 출시되자마자 구매자들이 몰려 하루만에 준비 된 물량이 매진됐다. 소비자 가격 62만8000원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인 데도 매니아들이 앞다퉈 장바구니에 담았다. 왕좌의 게임은 8년에 걸쳐 세계적으로 마니아 열풍을 몰고 온 ‘미드(미국 드라 마)’ 제목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과 비슷한 분위기의 판타지물이다. 한 편당 4300만 명(누적 평균, 미국 케이블 채널 HBO 집계)이 시청했을 만큼 역대 미드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린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선 4~5월 시즌8(6부작)이 방영됐다.

 


왕좌의 게임 에디션 출시하자마자 완판

싱글몰트 컬렉션은 미국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세계관의 주무대인 웨스테 로스 대륙을 다스리는 여섯 가문(스타크·타르가르옌·라니스터·바라테온·그 레이조이·툴리)과 북부 장벽을 수호하는 나이츠 워치의 문양들을 라벨에 새겼 다. 본래 ‘클라인리쉬’ 가문을 더해 8병이 한 세트인데 한국에는 7종만 수입됐다. 이 때문에 클라인리쉬의 인기가 치솟아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개인 거래가 이 뤄지고 있다. 왕좌의 게임 세트와 함께 출시된 ‘화이트 워커 바이 조니워커 왕좌 의 게임 에디션(화이트 워커)’도 초도 물량 완판 후 추가 물량이 공급될 정도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왕좌의 게임 에디션 세트는 소장 가치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 지난해 10월에 첫 출시된 이 세트는 출시 당시 소비자 가격이 400달러였으나 같 은 해 12월에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250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불과 두 달 만에 6배로 오른 것이다. 그나마 시즌8이 종영된 현재에는 매물 조차 나와 있지 않다. 지난 5월 21일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 올라온 위스키 케이스 8종 가격이 무려 2800달러(한화 약 330만 원)에 달할 정도다. 이같은 매니아 열풍은 위스키 시장의 성장에도 한 몫 하고 있다. 업 계에 따르면 화이트 워커의 경우 1월 말에 출시해 두 달여 만에 1만 6000병 넘게 판매됐다. 이 기간 중 조니워커 브랜드 판매량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늘었다. 화이트 워커가 판매 신장을 견인한 것이다. 위스키 투자에 대한 관심은 이미 세계적 추세다. 영국의 부동산 정 보업체인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는 매년 펴내는 ‘부자 보고 서(The Wealth Report)’를 통해 럭셔리 투자지수(KFLI)를 공개하 는데, 올해 봄에 공개한 부자보고서에서 글로벌 부자들의 사치품 투 자 리스트 중 희귀 위스키가 1위에 올랐다. KFLI는 지난 10년간 주 요 경매시장의 투자 수익률을 종합해 순위를 매겼다. 희귀 위스키 수익률은 무려 582%에 달했다. 2위인 자동차(258%)의 두 배가 넘 는다. 동전(193%)이나 우표(189%), 예술품(158%), 일반 주류(147%) 는 비교 불가할 정도다. 해외의 경우 위스키 경매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싱글몰트 위스키의 명가 맥캘란은 초고가 위스키의 경매 역사를 매년 스스로 갱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1월 ‘맥캘란 마이클 딜런 1926’ 이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위스키 경매 사상 최고가인 152만 달러 (약 17억원)에 낙찰됐다. 맥캘란 1926은 1926년에 증류해 60년 동안 셰리 오크통에 숙성시킨 싱글몰트를 1986년에 병입해 세상에 선보 인 맥캘란의 역작으로 꼽힌다. 아일랜드 출신 화가 마이클 딜런이 병라벨에 그림을 그려 넣어 희소가치가 높다. 앞서 두 달 전에는 이탈리 아 디자이너 발레리오 아다미가 라벨을 디자인한 ‘맥캘란 1926 홀리 그레일’이 에든버러 경매에서 110만 달러(약 12억4000만원)에 낙찰 되기도 했다. 1986년 1926의 첫 출시 가격은 4000만원 정도였다. 국내에선 지난해 5월에 처음으로 위스키 경매가 열렸다.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위스키 경매에서 ‘맥캘란 72년 제네시스 디캔터’ 가 1억5500만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제네시스 디캔터는 스코 틀랜드 스페이사이드에 증설한 증류소를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 세계에 600병이 한정판으로 공급됐고, 그 중 한국에는 단 두 병 이 들어왔다. 한 병은 롯데타워 시그니엘 서울의 ‘바 81’에서 판매했 고, 나머지 한 병이 경매에 나온 것이다. 낙찰자는 ‘위스키 라이브러 리’의 주연태 대표다. 제네시스 디캔터는 선정릉역에서 주 대표가 운 영하는 위스키숍에서 볼 수 있다.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기후에서 연간 2% 정도가 자연 증발된다. 오 래 될수록 비싼 이유다. 이 때문에 오래된 위스키는 ‘천사를 위해 남 긴 몇 방울의 술’이란 의미로 ‘천사의 몫(Angel’s share)’라고도 부 른다.
위스키 투자,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위스키 투자를 하려면 우선 위스키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와인을 즐길 때 와인의 종류나 주산지, 빈티지 정보 등을 숙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위스키에 대한 상식을 다룬 다양한 서적과 웹사이 트가 많이 있다. 위스키 동호인들과 교류하거나  마스터를 통해 꾸준 히 정보와 지식을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 위스키 가치의 핵심 요소는 희귀성과 숙성 연령, 브랜드다. 위스키 주요 생산지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인데,  그 중에서도 스코틀랜드산(스카치 위스키)의 인기가 높다. 스카치 위스키는 연간 25억병의 수출 물량 중 5분의 1이 아시아에 공급될 정도로 중국과 한국, 일본 등지에서 특히 선호한다. 맥캘란, 글렌리 벳, 글렌피딕 등 유명 싱글몰트 증류소들마다 독특한 개성을 간직 한 대표 빈티지를 출시한다. 숙성 기간이 같더라도 생산된 수량이나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스카치 위스키 외에도 투자 가치가 높은 위스키는 많이 있다. 서양 문물을 일찍 받아들인 일본도 위스키 주조 수준이 상당하다. 지난 해 초 산토리 주류에서 출시한 싱글몰트 야마자키 위스키 50년산이 홍콩에서 약 3억원에 낙찰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150의 역사를 간 직한 일본 위스키는 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생산국이 다. 더구나 일본의 일본은 세계적 생산지들과 경쟁하기 위해 독특한 위스키 개발에 적극적이어서 미래 가치가 높은 증류소를 발굴하기 에 유리하다. 위스키 투자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스토리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맥캘란 1926을 시음했던 극소수 중 한 명인 데이비 드 로버트슨 전 맥캘란 마스터 디스틸러는 “수많은 위스키를 시음해 본 경험에서 볼 때, 더 맛있었던 위스키도 있었던 것 같다”고 평했다. 가장 맛있는 위스키가 가장 비싼 게 아니란 의미다. 11만 달러를 호 가하는 맥캘란 파인&레어 1990의 경우 ‘넬슨 만델라가 감옥에서 나온 해이며, JK 롤링이 기차에서 해리포터 시리즈의 아이디어를 얻 은 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이왕이면 스토리가 담긴 위스키를 고 르는 게 좋고, 소장품의 이력을 기록해두는 게 좋다. 문 닫은 증류소에서 생산한 제품도 투자용으로 노려볼 만하다. 더 이상 같은 증류소에서 나오는 위스키가 없다는 희귀성이 시간이  갈수록 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조니워커 블루 고스 트&레어는 폐쇄된 증류소의 원액을 중심으로 블렌딩한 한정판을 매년 선보인다. 매 시리즈마다 3개의 폐쇄된 증류소와 5개의 현존 하는 증류소 원액을 블렌딩한다. 2017년에 처음 출시돼 올해로 세 번째 시리즈가 나온다. 병당 가격은 해외 기준 400달러 선으로 비 싼 편이 아니지만, 국내에는 100병 정도만 수입돼 소장용으로 선호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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