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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희·비극 오가는 야누스’ 배우 류승룡의 기록들

류승룡이 주연을 맡은 작품 두 편이 연달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이 개봉 3주만에 관객 수 1300만 명을 돌파했다. 그의 ‘희극지왕’ 면모를 과시한  영화 <7번방의 선물>(1281만 명)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7번방의 선물>에서 더벅머리를 한 지적장애 아버지 ‘용구’로 대중 앞에 선 지 꼭 6년 만의 신기록이다. 글 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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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이 개봉 3주만에 1300만 관객몰이를 한데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6부작 드라마 <킹덤>이 흥행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영화는 전 세계 190여 개 국가에 동시에 공개되는 글로벌 콘텐트로 제작된 작품이다. 사람을 살아있는 시체인 ‘좀비’ 로 만드는 전염병을 소재로, 충돌하는 군상들의 불안과 욕 망을 그려냈다. 배우 류승룡은 임진왜란·병자호란 양란(兩 亂)으로 피폐해진 조선 후기 세도가문 출신으로 영의정에 오른 인물인 ‘조학주’ 역을 맡았다. ‘드라마 조회수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넷플릭스 방침 때문에 구체적인 흥행 실적은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지난달 이미 일 찌감치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와 제작진 의 자신감이 읽힌다. <킹덤>의 회당 제작비는 20억원으로, 직전 최고 제작비를 기록했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15 억원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권력 향한 허기진 욕망, 좀비로 표현

사실 지난 4년간 ‘류승룡 카드’는 이렇다할 존재감을 주지 못했다. 그가 출연한 작품마다, 희극이든 사극이든 평단의 반응은 시들했고 흥행도 기대에 못 미쳤다. 예기치 않은 설화(舌禍)로 미운털이 박히기도 했다. 2015년 한 언론 인터뷰 에서 흥행 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밝히는 대목에서 “관객이 영화의 미덕을 못 찾아낸 것 같다”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류승룡은 담담했고 때론 유쾌했다. “만나는 작품마다 말하려는 분명한 이야기 가 있었고, 거기에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킹덤>의 다음 시즌 대본이 나왔냐는 물음에 “그럼요, 6회까지 다 나 왔지!”라고 후속작에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만난 그는 지난해 하반기 <7년의 밤> 제작발표회에서 보였던 경 직된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극한직업>에서 류승룡이 연기한 ‘고상기 반장’은 <킹덤> 의 악역 조학주와는 상반된 캐릭터다. 고상기는 엉성하고 틈 이 많은 인물이다. 극중에서 마약반을 이끄는 고 반장은 시 종 코믹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주역이다. 심지어 ‘마약 밀 매 조직을 검거하고자 맞은편에 치킨집을 차리는’ 설정 자체 가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준다.  반면 조학주는 얼굴에 웃음기 한 점 없는 냉혈한이다. 살짝 찌푸려지는 미간을 통해서만 그의 마음을 가늠해볼 뿐이 다. 권력을 탐해 좀비 사태를 악용한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악의 전범을 선보이는 배역이기도 하다. 전혀 다른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한 걸까? 그는 촬영에 들어갈 때 한 다짐 하나를 돌이켰다. “한마디로 ‘오버하지 말자’였어요. ‘웃기되, 웃기려고 하지 말자’ ‘악 역이되, 악역을 하려고 하지 말자’는 거죠. 조학주는 외견상 그리 극 악한 구석이 별로 없어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에서 제가 맡은 도승지 허균처럼 약간 인상을 찌푸리고 목소리를 까는 정 도죠. 그러다가도 공식석상에서 대제학의 머리를 짓이긴다든가, 왕 세자 앞에서 스스로를 ‘나’라고 칭한다든가. 그런 장면이 어쩌면 낯 설 게 다가오는 캐릭터였어요.” 그의 말처럼 조학주의 권력욕은 대제학(大提學)의 머리를 짓누르는 장면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자신보다 품계가 낮긴 하나 대제학은 당대 학문의 우두머리로 대우받는 직책이다. 경멸하는 눈빛을 띤 채 조학주는 “유림은 전란 동안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풀어 서 말하면, 유림과는 다른 자신의 대의(大義)를 관철하고자 권력을 욕망한다는 것이다. 생존욕구·인정욕구밖에 없는 철부지 악역들과 대비된다. “(실제 역사에서 롤모델로 삼았던 인물이 있나?) 그렇지는 않았어 요. 다만 감독님께서 <광해>의 허균을 말씀하시긴 했어요. 허균 같 은 인물도 그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고 계속해서 학정을 일삼는 왕 권이 이어졌을 때 잘못된 신념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어코 내 핏줄을 왕으로 앉혀 무능한 정치를 타파하겠다고는 신념을 품는 다면 자신도 결국 괴물 같은 모습이 되지 않겠느냐고. 그런 모습을 구현하는 데 주안점을 뒀어요.”

<광해>에서 허균은 권신(權臣)들이 뒤를 봐주는 공납비리를 척결하 고자 대동법을 도입하려 한다. ‘백성의 피눈물로 지어진 궐은 떳떳하 지 않다’는 이유로 광해군의 대궐 공사까지 막아 선다. <광해>가 개 혁군주를 바라는 2012년의 희망을 담았다면, <킹덤>은 개혁군주는 없었다는 2019년의 절망을 담은 게 아닐까. 그는 “실제 인물을 염두 에 두진 않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허균은 수족 하나 없는 혈혈단신이었지만, 극중 조학주의 권세는 하 늘을 찌를 기세다. 지금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영의정이면서 동시 에 부원군(府院君, 왕비의 친아버지에게 내리는 작위)이다. 왕세자 이 창을 내몰고 조씨 핏줄로 다음 임금을 세우려면, 일단 현 왕비인 자 기 딸이 왕자를 낳아야 한다. 그런데 왕비가 아이를 낳기도 전에 왕 이 죽었다. 왕세자가 자리를 물려받을 참이다. 그래서 조학주는 예전 어의를 은밀히 불러 극약 처방을 주문한다. ‘생사초’라는 약초를 써 서 숨이 멎은 왕을 되살리라는 것이다. 처방대로 왕이 살아났지만, 왕은 인간이 아니라 좀비였다. 이 좀비를 외손자 출생 전까지만 살려 두겠다는 게 조학주의 계획이다. 조학주의 보호 하에, 왕은 밤마다 인간을 공격하고 잡아먹는다. 어의의 젊은 조수도 그에게 공격받아 목숨을 잃는다. 그 조수의 시신을 인육으로 삼아 아사 위기를 넘긴 백성들은 좀비로 변신한다. 좀비 사태의 시작이다. 류승룡은 “채워지 지 않는 권력에 대한 욕망, 그 굶주림을 좀비라는 장르로 표현해냈다 는 게 대단하다”며 각본을 맡은 김은희 작가에게 공을 돌렸다. “살점에 대한 욕망, 권력에 대한 욕망. 결국 굶주림이란 키워드로 집 약되는 거죠. 왕에게 먹이로 바쳐진 시체들을 궁궐 후원 연못에 수장시키잖아요. 떠오르지 못하게 하려고 돌에 매달아둔 탓에 시체 수십 구가 물속에서 꼿꼿이 서 있죠. 중국 진시황릉의 병마용처럼 고요한 공포를 자아내요. 좀비들은 굉장히 스피디한 공포를 주는 데,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행하는 숨겨진 공포도 매우 무서 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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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 아들이 살아있는 시체가 된다면?

좀비물은 ‘좀비는 인간인가’라는 도덕적 딜레마를 드리운다는 점에 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장르다. 좀비가 된 내 가족이 나를 공 격한다면 그 가족을 죽여야 할까. 죽이는 쪽도, 살리는 쪽도 명쾌하 게 선하지 않다. 이런 딜레마 앞에서 좀비를 맞닥뜨리는 생존자들은 공황에 빠진다. 이들이 각기 다른 선택을 내리면서 생존자 집단은 분 열하게 마련이다. 류승룡은 “이런 좀비물의 장르적 매력을 <킹덤> 에서 영리하게 현지화했다”며 자평했다. 조선조 500년을 관통하는 철학을 좀비물이 강요하는 딜레마와 맞붙게 하는 것이다.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부모에게 받은 몸을 훼손할 수 없다 는 논리가 그것이다. “(경상도 동래부에) 처음으로 역병이 퍼지자, 시신의 화장 여부를 놓고 의녀인 ‘서비’(배두나 분) 일행이 양반들과 대립합니다. 양반들 은 부모에게 받은 몸을 훼손할 수 없다고 버티죠. 그 자리에선 사태 수습을 강조하는 세자 ‘이창’(주지훈 분)에게 제압당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한 양반들의 선택이 이후의 이야기 전개에 힘을 싣는 모 티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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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을 논할 때 20억원에 달하는 회당 제작비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넉넉한 제작비 덕일까?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평할 때 가장 취약한 요소로 꼽히는 좁은 공간이 주는 제약을 훌훌 털어버리고 장 쾌한 장면을 연출해냈다. 그는 <킹덤> 제작 발표회 당시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서양 사람들에게 동양의 문화를 물어보면 답변이 판에 박은 듯해 요. 중국의 빨간색과 황금색, 사무라이로 상징되는 일본의 검정색 같은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죠. 그런데 우리나라 특유의 선과 단아 함, 그리고 고요함을 비롯해 창덕궁 후원에 흐드러지게 핀 단풍 같 은 것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잖아요.” <킹덤>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처 음으로 자체 제작한 드라마란 점에서 그렇다. 새로운 플랫폼을 선택 하는 데 망설임은 없었는지 묻자 그는 “제안이 왔을 때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배우들은 좋은 감독과 좋은 작가 그리고 좋은 캐릭터를 만나는 걸 가장 큰 바람으로 생각합니다. 김성훈 감독님과 김은희 작가님은 그 야말로 동경의 대상이에요. 감독님은 고요함과 소란스러움, 단아함 과 괴기스러움 등 이질적인 이미지를 어색하지 않게 녹여내는 데 탁 월해요. 작가님은 어떤 심리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지 잘 아는 분이죠.” 넷플릭스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서도 이전의 영화 촬영과 특별히 다 를 게 없었다는 게 그의 소감이다. 다만 촬영 외적으로는 중요한 한 가지가 확연히 구분됐다고 짚었다. 제작진과 출연진에게도 흥행 성적이 끝까지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 말이다. 정서적인 배려 차원이라 고 한다. 그는 “(넷플릭스의 방침에) 전적으로 공감했고, 작품을 선택 할 때도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생방이라고 하죠. 하루 찍고 내보내고 하는데, 결과가 잘 나오면 힘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맥이 빠진 상태로 촬영을 하게 되니 적잖은 심적 고충이 따르거든요.” 

 

 

결과 아닌 과정에 몰입했을 때 성장하는 것

 슬럼프에 대해 묻자 그는 “주어진 작품과 주어진 환경에 충실하려 했 다”고 답했다. 하지만 누구나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마음고생을 겪는다. 이번 두 작품을 준비하면서 기대치에 대한 부담 은 없었는지 재차 물었다. 그는 “결과는 관객들의 몫이죠. 결과에 집 착하지 말고 과정을 즐겁고 견고하게 만들어가려고 노력했어요”라 며 차분하게 답했다. 이는 앞서 밝힌 ‘오버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환원된다. 그는 <극한직업>이 배우 류승룡에게 가져다 준 성취를 다 음과 같이 설명했다. “공을 들이면서도 누구 하나 도드라지거나 처지지 않게 하려고 애썼 어요. 현장에서 만나 팀워크를 다지는 건 불가능해서 촬영 전부터 모 여 연극 보고, 맛집도 다니며 이 영화를 통해 얻고 싶은 것 등 서로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어요. 저는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 는 현장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런 것들이 잘 돼서 행복해요. 제게 주 는 선물 같은 작품이에요.” 그가 앞장서 리더십을 선보였단 이야기가 아니다. <극한직업>에 모인 배우들은 “저마다의 고민과 도전 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하늬 씨도 관리하는 것을 다 내려놓고 오롯이 캐릭터에 몰입했고, 선규씨는 <범죄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거듭났 죠. 동휘씨도 평소의 코믹한 분위기와 결별하면서도 매력을 충분히 살리고 우리 명이도 영화배우로 각인되는 중요한 시점이었어요. 다 들 치열했지만 튀려 하거나 이기적으로 굴지 않고 완벽하게 혼연일체 가 됐죠.”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은 영화 <스물>과 <바람바람바람>으로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연출자다. 시치미를 떼듯 특유의 어 법과 희·비극을 넘나드는 상황을 연출하는 이 감독의 유머코드가 류 승룡과 좋은 궁합을 이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전체의 이미지가 그려졌습니다. 그만 큼 설계가 탄탄했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 다. 이건 갈비인가, 치킨인가’ 이 대사도 처음에 짠 그대로 간 거예요. 김지영 씨랑 포옹하면서 울던 장면도 상상하면서 혼자 킥킥거렸어 요. ‘대박이다’ 싶었죠. 내가 하고 싶었어요. 잘할 수 있을 거 같고, 잘 하고 싶었어요. 저에게 제안을 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죠.” <극한직업>은 2월 둘째 주 관객 수 1300만 명을 돌파했다. 전작 <7 번방의 선물>을 뛰어넘은 건 물론, 역대 코미디 장르물 가운데 가장 높은 흥행 기록이다. 그가 보여주고 싶은 연기와 관객이 보고 싶은 연 기가 마침내 접점을 찾은 셈이다. “요리사도 항상 ‘뭘 보여줄까?’ 고민하잖아요. 저 역시도 그랬어요. < 내 아내의 모든 것> 이후 드라마나 사극 등 신선하고 다양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어요. ‘이런 걸 관객들에게 짠하고 보여줘야지!’ 생각 했는데 정작 지금 와서 보니 먹고 싶은 걸 만드는 게 아니라 먹이고 싶은 걸 만드는 셰프가 된 느낌이더라고요. ‘이건 먹고 싶을 거야’ ‘이 건 보고 싶을 거야’하고 생각이 앞섰던 거 같아요.” 류승룡은 2월 중순부터 <킹덤> 시즌2 촬영에 들어간다. 현재 공개된 시즌1은 영의정 조학주가 좀비 사태의 북상을 막기 위해 경상도 전역 을 봉쇄하는 것으로 끝난다. 세자 이창을 암살하기 위해 떠난 외아들 ‘조범일’(정석원 분)이 목이 잘린 채 돌아와, 조학주의 권력욕은 이창 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는 상태다. 김은희 작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시즌2는 세자 일행이 한양으로 올라오면서 겪는 사건과 역경이 그려 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플랫폼, 폭 넓은 연기 가능케 해

“적잖은 분들이 시즌1 엔딩을 보고 ‘아 뭐야’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 아요. 그런데 (그렇게 끝낸 것이) 맞다고 봐요. 시즌2에선 말도 안 되게 후련한 복선 회수가 있거든요. ‘초반에 이렇게 터뜨렸다가 나 중에 어떡하려고 하지?’ 싶은 포인트가 충분하기 때문에 기대하셔 도 좋습니다.” 그는 사극과 인연이 깊다. 대중에게 처음으로 예명을 알린 작품이 2007년 MBC드라마넷에서 방영한 드라마 <별순검>이었다. 구한말 경무청에 소속된 경찰관 직제인 ‘순검’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이후 < 최종병기 활> <평양성> <광해> 등으로 ‘사극불패’ 기록을 써내려 갔 다. 그는 “사극이 편하다”고 털어놨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같은 현대문명의 도움을 받지 않는 상황에 서 심증이나 눈빛만으로 상대방의 심중을 추론해야 하는 것. 그런 추론에서 발생하는 오해. 거기서 주는 사극만의 이야기가 있어요. 또 현대극은 의상이나 헤어스타일로 여러 가지 변주가 가능하잖아 요. 그런데 사극은 수염 안에, 갓 안에 감춰진, 그 속에서 표현해야 하는 것들이 있어요. 영화 <남한산성>이 그렇잖아요. 상복을 입은 듯 거친 의복, 한기가 흐르는 정전(正殿). 최명길과 김상헌이 왕 앞 에 엎드린 채 대사만으로 극을 이끌어 가잖아요. 사극은 그런 맛이 있어요.” ‘시즌3도 내다보느냐’는 질문에는 “류승룡은 모르지만 조학주는 알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로 받았다.  ‘시즌2의 반응이 기대만 못하면 어 떡하냐’는 물음에는 “지금도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이야기를 주의 깊 게 듣고 있다. 이를 시즌2에 잘 녹여내서 좋은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류승룡은 올해 한국 나이로 50세를 맞는다. ‘50’이란 숫자가 그에겐 초조함일까, 아니면 설렘일까. “나이 들어가는 게 기대돼요.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고, 계속 배워가는 과정이니까요. 구체적인 지향점을 그리진 않아요. 어떤 작 품을 만나든지 그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작품을 만드는 것.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내고, 시대를 담아내는 것. 그렇게 순간순 간에 충실하고 싶어요. 외적으로도 미디어 플랫폼이 다양해졌잖아 요. 배우 입장에선 채널이 많아지는 만큼 시도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진 다고 생각해요. 넷플릭스가 그 기폭제가 될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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