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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 수면으로 떠오른 상가 무권리금 문제

무권리금 상가부터 공실 사태까지
자영업 경기가 급격히 꺾이면서 권리금 문제가 새로이 조명되고 있다. 자영업자 중 대부분이 목돈을 들여 지불한 권리금이 폭락하면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2년여 분쟁 끝에 결국 지난 6월 폭력사태를 빚은 ‘서촌 궁중족발사건’ 역시 임대료와 권리금이 빚은 비극인 셈이다. 
에디터 박세나 사진 J-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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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권리금 관련으로 자영업자의 한숨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가게 문을 닫고 싶어도 권리금의 일부라도 건지기 위 해서는 그럴 수가 없다. 결국 적자를 감수하고 가게를 유지하고 있 지만 권리금은 더 떨어지는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권리금을 포 기하고 가게 문을 닫으려 해도 다음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아 주저 앉을 수밖에 없다. 결국 월세를 벌어들이지 못해 권리금에서 제하 다 보니, 무권리금을 넘어 마이너스 권리금 사태까지 나타나고 있 다. 권리금을 내고 상가를 빌린 자영업자로선 폐업에 따른 적자뿐 아니라 권리금까지 날려야 하는 이중, 삼중고를 떠안게 된 셈이다. 한국감정원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상가 중 71%에 권리금이 존재한 다. 권리금액도 점포당 평균 4777만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전국 상 가 8.9%는 권리금이 최대 1억원을 웃돈다. 특히 서울의 자영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음식업이나 숙박업의 경우 평균 권리금이 약 6000만원이다. 이처럼 상가 임대차 시장에 권리금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법적 보호는 미흡하다. 권리금은 법으로도 보호받지 못하는 영역에 속한다. 임차인이 손해 를 입고 권리금을 날려야 하는 상황이 와도 딱히 구제할 수 있는 방 법이나 규제가 없어 어디 가서 따질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피해는 늘 현재 장사 중인 자영업자의 몫이 된다. 전문가들은 지 금이라도 자영업 임차인을 구제하기 위해 권리금 양성화가 시급하 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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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핵심 상권에서 무권리금 점포 증가

동네 상권뿐 아니라 강남이나 명동, 신촌, 홍대입구역, 건대입구 등 이른 바 서울의 핵심 상권마저 권리금 포기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권리금만 수억 원대인 메인 도로변 상가는 그나마 여전히 권리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권리금 1억원 이하의 이면 도로변 상권 은 최근 무권리금을 내걸고 새 임차인을 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무권리금 상가가 나오는 경우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첫 번째는 기존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기간 중 새 임차인을 구해 무권리금 상태로 상가를 넘기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존 세입자가 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건물주에게 상가 가 넘겨진 경우다. 이럴 경우 기존 세입자는 원상복구 비용까지 부 담해야 한다. 서울 논현동에서 분식점을 하는 A씨는 권리금 3000만원을 받기 위 해 6개월 전부터 가게를 내놓았다. 하지만 임대 계약 기간이 끝나기 한 달 전까지 새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 A씨는 권리금을 받지 못 하는 것은 물론 가게를 인테리어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이른 바 ‘원 상복구’ 공사 비용까지 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결국 A씨는 계약 만료일을 일주일 앞두고 무권리금 상태로 가게를 넘겨야 했다. 권리금이 이렇게까지 애물단지가 되고, 자영업자들의 권리금 포기 사례까지 속출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버티는 것마저 한 계에 이르면서 권리금을 포기하고라도 빠져 나오려는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권리금 분쟁은 장사 잘 되는 상권에도 존재

장사가 잘되는 상권에서도 권리금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자영업자 가 많다.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종로구 서촌에서 음식점을 운 영하는 B씨는 권리금 문제로 건물주와 4년째 분쟁 중이다. B씨는 권리금을 받고 식당을 정리하려 했지만 건물주가 이를 거부했기 때 문이다. 현재 관련 법규로는 권리금을 내고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있어도 건물주가 거부하면 임차인은 권리금을 받을 방도가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권리금 양성화만이 답 이라고 말한다. 현재 20%도 안 되는 권리금 계약서 작성 비율을 높 여야 한다는 것이다. 권리금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 논의된 시점은 2015년 1월 개정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권리금의 정의’가 포함되면서다.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하는 자(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 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 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로 정의한다. 상가의 현재 임차인이 새로 들어올 사람에 게 받는 자릿세라는 얘기다. 이는 또 크게는 세 가지로 구분된다. 장사 잘 되는 상가로 번성시켜 놓은 데 대한 권리인 ‘영업권’, 임차 인이 영업 시작 전 인테리어 등에 투자한 ‘시설 권리금’, 원래 장사 가 잘 되는 목 좋은 상가에 붙는 ‘바닥 권리금’이다. 경기가 좋아 새 임차인을 쉽게 구하면 권리금 문제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새 임차인을 구할 수 없거나 건물주가 상가를 직접 운영하려 할 경우 분쟁이 발생한다. 특히 건물주가 계약 기간 종료 를 이유로 임차인에게 퇴거를 요구할 경우 권리금 관련 갈등이 생 긴다. 미국의 ‘키 머니(Key Money)’, 중국의 ‘주안랑페이(轉讓費)’ 가 비슷한 개념이며,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 등에서는 임차인의 영 업권이 법으로 혹은 관례로 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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